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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방일지

[D+607] 2년 전에 썼던 글

sosobooks 2015. 7. 11. 18:24


[D+607] 페이스북을 여니 2년 전(2013년) 오늘 올린 글과 사진을 보여줍니다.(조금 무섭군요.) 그때 썼던 책방 운영원칙에 대한 '의지'는 아직도 변함이 없습니다만, 변화하지 않고선 오래 버틸 수 없다는 '회의'도 함께 합니다. 언젠가는 원칙에 벗어난 선택을 해야할 시기도 오리라 생각합니다. 하지만 큰틀은 흔들지 않고 가고 싶군요.

여전히 책방에서 할 수 있는 일들이 무엇이 있을까 고민하고 기록하고 실천해보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오늘로 607일째, 길진 않지만 그 사이 마음 먹은대로 한 것도 있고, 아직 궁리만 하고 있는 것도 있습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대책 없이 돌아가는 책방 일을 고민하는 것이 '즐겁다'는 겁니다. 현실은 밑바닥이나 자아는 뜬구름 위에 있습니다.

톰 라비의 <어느 책중독자의 고백>에 이런 문장이 나오더군요. 거울을 보면 제 모습이 '다소 바보 같아' 보이기도 합니다만... 완벽한 책방지기와는 거리가 멀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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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 책방 주인, 다시 말해 우리가 그것 없이는 살 수 없는 물건의 분배자, 즉 우리가 중독되어 있는 마약을 파는 사람은 어떠해야 할까? 이들은 어떤 종류의 사람이어야 할까?

완벽한 책방 주인은 오로지 책 가까이에 머물수 있다는 단 한 가지 목적을 위해 책방을 운영할 것이다. 사회학자 에드워드 실즈가 쓴 것처럼, 책방 주인은 "책 장사에 투신하려면 사회적으로 유용하고 아주 유쾌하지만 정신 나간 방식으로 다소 바보 같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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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 잘 보내세요. 이번 주말도 책방은 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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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3년 7월 11일

내년 상반기 안에는 책방을 열겠다는 원대한(?) 계획을 세웠고, 책방을 어떻게 꾸려갈 것인지 원칙도 거의 정했다. 더 다듬어야겠지만 메모해 둔 것 몇 가지를 옮기면 아래와 같다. 나의 '책방 경영 원칙'에 대해 아내는 "보나 마나 들으나 마나"라는 멘트를 날렸다.

1. 지역밀착형 오프라인 책방이 목표다.
2. 알라딘 등 대형 서점을 통한 온라인 책 판매는 '절대' 하지 않는다.
3. 하루 8시간 근무를 원칙으로 하며 한 달에 4일 이상 4번은 쉰다.
4. 돈보다 책과 재미가 먼저, 손님보다 좋은 책을 들여오는데 힘을 쏟자.
5. 이리저리 기웃거리지 말고 가늘고 길게 오래 버티자.
6. 인문, 사회, 예술서에 집중하고 성공, 처세, 자기계발서는 들이지 않도록 노력한다.
7. 내가 사는 지역과 관련된 책과 자료를 소중히 하고 수집을 게을리 하지 않는다.
8. 힘든 상황이 오거나 뜻을 같이 하는 사람이 있어도 가벼이 손 벌리지 않는다.

[사진] 중국 시안.



어느 책중독자의 고백

저자
톰 라비 지음
출판사
돌베개 | 2011-02-07 출간
카테고리
인문
책소개
책^중독-자(冊中毒者)[---짜] [명사] [1] 과도한 책 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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