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영재교육원에서 내는 잡지 청탁을 받아 썼던 글이다. 청탁받거나 취재해서 쓰는 원고들은 마감이 끝나면 대부분 이리저리 흩어버리고 남는 것이 별로 없다. 독서에 대한 마음도 세월이 지나면서 조금씩 부드러워지거나 굳어지며 변하는 듯. ....................... 1. 인생에 정답이 있을 리가! 얼마 전 중간고사를 앞둔 아이가 국어 참고서를 펴놓고 공부를 하던 중에 이렇게 이야길 하더군요. 아이 : 시는 너무 이해하기 어려워. 나 : 시는 머리로 이해하는 게 아니라 가슴으로 느끼는 거지. 아이 : 아빠, 가슴으로 느끼다가 나 빵점 맞아도 좋아? 나 : 하하하! 아이의 말을 듣고 웃고 말았지만, 시를 두고 문제풀이를 한다는 건 예나 지금이나 이해하기가 어렵더군요. 설명글이나 주장글이야 그리할 수..
[D+522] 간디 고등학교 이임호 선생님께서 귀한 글을 보내주셔서 싣습니다. 제목은 '왜 책을 읽어야 하는가 - 책 읽기와 글쓰기에 관한 20개의 단상'입니다. 긴 글이나 꼭 끝까지 읽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보름마다 한 번씩 진주문고에서 이임호 선생님 뵙고 이야기 나눌 때마다 배움이 늡니다. 선생님, 고맙습니다. [사진]은 오래 전 태국 여행할 때 찍었습니다. ............... - 책 읽기와 글쓰기에 관한 20개의 단상 이임호 - 간디고등학교 교사 [이 글은 진주의 고등학생 독서회 모임에서 한 이야기를 정리한 것이다.] 1 책을 읽어야 하는 이유는 많지만 거창한 것보다 작고 구체적인 데서 찾아보자. 예컨대 심리적인 건강을 위해서 독서가 얼마나 유용한지 생각해 볼 수 있다. 책의 좋은 점은 마..
[D+449] 독서의 공간과 시간에 대해 이야기하자면 모든 사람들의 생각이 다르겠지요. 누군가에겐 집이, 다른 이에겐 도서관이, 그 사람에겐 카페가... 아침, 점심, 저녁, 밤... 시간도 호불호가 나뉠 겁니다. 저는 역시 집이 편합니다. 식구들이 깨어있는 동안에는 거의 책 읽기가 불가능하니 다들 잠자리에 든 늦은 밤이 독서하기에 가장 좋은 시간이군요. 서재나 작업실이 있다면 훨씬 집중해서 독서를 할 수 있겠지요. 책방에서도 독서가 가능하지만 손님이 계시든 안 계시든 호흡이 끊길 때가 많습니다. 사위가 어둡고 조용해야 집중이 가능한 것은 성격 탓이겠지요. 뒤돌아 보면, 직장생활하느라 가족과 떨어져 기러기 아빠로 살았을 때가 독서하기엔 가장 완벽했던 시간이었습니다. 9년 정도 그리 살았는데, 회사에 있는..
[D+448] 서가를 새로 들인 후 "분야별로 책이 꽂혀있지 않습니다. 불편을 끼쳐 죄송합니다"라고 공지를 붙이고선 며칠째 계속 손을 놓고 있습니다. 책 옮기는 시늉이라도 내야하는데 보고 있자면 섣불리 손대기가 어렵군요. 헌책방은 들고나는 책이 정해져 있지 않기 때문에 완벽하게 정리할 수 있는 방법은 없는 듯합니다. 책방을 운영하다보면 책방지기만의 노하우가 생기는 것이 아닐까요. 가장 이상적인 책방은 자신만의 색깔이 있는 전문성을 살린 책방이겠죠. 문학, 역사, 철학, 여행, 음악, 미술, 사진, 어린이... 딱 한 가지 분야에 집중해 책을 구비하고 손님들과 모임도 하고 그런 책방이면 정리에 대한 부담도 많이 줄어들 것 같습니다. 현재 소소책방은 거의 잡화점(?)에 가까운 터라 전문성을 살리려면 한참은 ..
[D+437] 책방에 걸려오는 문의 전화 중 첫 번째가 아이들 전집류 매입에 관한 것입니다. 아이들에게 일찍 독서 습관을 들이기 위해 비싼 값에 전질을 구입하고선 시간이 지나 책방에 파시려는 거지요. 정확히 헤아려 보지 않았지만 열에 다섯은 그 전화인 듯합니다. 어렸을 때 구입했던 전집은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레 짐짝 취급을 받습니다. 이사를 할 때 특히 애물단지죠. 헌책방에서도 어린이 전집류는 악성재고(?)로 분류됩니다. 이런 책은 가까운 사람에게 물려주는 편이 낫다고 생각합니다. 부모가 되면 자연스레 자녀 교육에 관심을 갖게 되고 아이들이 책을 가까이 하길 바랍니다. 전집류를 구입하는 엄마들의 '물량 공세'가 저는 바람직하게 보이지 않더군요. 사둔다고 해서 아이들이 책을 보는 건 아닐 겁니다. 전집을 ..
[D+430] 책을 읽는 목적은 지식을 채우기 위한 것보다 삶의 즐거움을 찾기 위한 것입니다. 물론 학교를 다니는 시기에는 지식을 습득하기 위해, 어떤 일을 하는데 필요한 기술을 쌓기 위해서 책을 읽는 경우도 있습니다. 누군가에겐 더 진지한 목적도 존재하겠죠. 하지만 저에게 독서란 유락愉樂을 위한 것입니다. 책 이외에도 즐거움을 누리기 위한 도구(물건)들은 너무나 많습니다. 제 기준으로 보자면 책 뿐만 아니라 카메라, 스쿠터, 자전거, 맥주, 커피... 등등이 있군요. 하지만 그 중에서 값어치를 따진다면 아무래도 책읽기가 최고라 생각합니다. 어제는 저녁에 겨울비가 부슬부슬 내리더군요. 비 내리는 고요한 밤 맥주나 커피 한 잔 놓고 책장을 넘기는 즐거움은 진합니다. 그런데 어제는 줄줄이 약속이 있어 자정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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