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산영재교육원에서 내는 잡지 청탁을 받아 썼던 글이다. 청탁받거나 취재해서 쓰는 원고들은 마감이 끝나면 대부분 이리저리 흩어버리고 남는 것이 별로 없다. 독서에 대한 마음도 세월이 지나면서 조금씩 부드러워지거나 굳어지며 변하는 듯. ....................... 1. 인생에 정답이 있을 리가! 얼마 전 중간고사를 앞둔 아이가 국어 참고서를 펴놓고 공부를 하던 중에 이렇게 이야길 하더군요. 아이 : 시는 너무 이해하기 어려워. 나 : 시는 머리로 이해하는 게 아니라 가슴으로 느끼는 거지. 아이 : 아빠, 가슴으로 느끼다가 나 빵점 맞아도 좋아? 나 : 하하하! 아이의 말을 듣고 웃고 말았지만, 시를 두고 문제풀이를 한다는 건 예나 지금이나 이해하기가 어렵더군요. 설명글이나 주장글이야 그리할 수..

책을 정리하다보면 책방 문 닫을 때까지 팔리지 않을 것 같은 책들이 있다. 그중 한 분야가 약물, 도안집. 요즘에야 인터넷으로 검색하면 쉽게 이미지를 찾을 수 있으니 이런 책들은 더는 쓰임이 없는 '유물'같은 존재. 그래도 버리지 않고 가지고 있는 이유는 그림 보는 재미가 있기 때문이다. 우람과 샛별 출판사는 도안과 관련된 다양한 시리즈를 내던 곳이었다. 펜 그림에 관심있거나 특이한 장르(?)를 수집하고픈 분이라면 이곳에서 나온 시리즈를 모아보는 것도 꽤 재밌을 듯. 헌책방 서가에서 쉽게 눈에 띄는 책들이다.

헌책방을 꾸려가는 처지라 많은 부분 공감하며 읽었다. 은 일본 구라시키 시에 있는 28년 역사를 가진 벌레책방(蟲文庫)의 이야기다. 책방지기 다나카 미호 씨는 21살 이른 나이(?)에 직장을 그만두고 헌책방을 시작했다. 이 책이 일본에서 처음 나온 것은 2012년이었고 2016년 문고판으로 새로 나온 모양이다. 꽤 시간이 지나 국내에 소개된 셈이다. 지금도 벌레책방이 영업 중일까 구글지도를 열어 검색해보니 책에 설명한 그 위치에 있다. 2015년 일본 책방 여행을 떠났을 때 구라시키를 지난 듯한데 만약 일찍 이 책이 국내에 소개되었으면 방문했을 텐데. 책을 읽다 고개를 끄덕인 부분이 많지만, 그중 가장 마음에 와닿았던 문장. 이끼에 대한 이야기가 많이 나오는 것은 저자가 이끼 연구가이고 관련된 책을 여러..
[D+534] 오늘 진주문고에 들렀는데 (블루엘리펀트)이 있어 샀습니다. 원래 수행능력평가 때문에 아이가 부탁한 (현문미디어)을 구하러 갔다 예전 영화를 재밌게 본 터라 눈에 띄어 함께 구입했군요. 읽는 재미보다 책 고르는 재미가 큰 듯합니다. 오늘 구입한 책 목록은... (프로파간다), (디자인 이음), (윌북) 그리고 과 입니다. 영화보다 소설이 재밌을까 하고 책방에 오자마자 책을 펼쳤습니다. 영화 장면들이 계속 오버랩되더군요. 그렇게 긴 내용이 아니라(90쪽 내외) 책방에 앉아 느긋하게 읽었습니다. 영화는 원작을 정말 충실하게 옮겼군요. 영화는 2010년 일본에서 개봉했고, 책은 2013년 국내 번역출간되었습니다. 둘 중에 꼭 하나를 택해서 보아야 한다면 전 영화 쪽입니다. 사랑하는 사람에게 상처 ..
[D+430] 책을 읽는 목적은 지식을 채우기 위한 것보다 삶의 즐거움을 찾기 위한 것입니다. 물론 학교를 다니는 시기에는 지식을 습득하기 위해, 어떤 일을 하는데 필요한 기술을 쌓기 위해서 책을 읽는 경우도 있습니다. 누군가에겐 더 진지한 목적도 존재하겠죠. 하지만 저에게 독서란 유락愉樂을 위한 것입니다. 책 이외에도 즐거움을 누리기 위한 도구(물건)들은 너무나 많습니다. 제 기준으로 보자면 책 뿐만 아니라 카메라, 스쿠터, 자전거, 맥주, 커피... 등등이 있군요. 하지만 그 중에서 값어치를 따진다면 아무래도 책읽기가 최고라 생각합니다. 어제는 저녁에 겨울비가 부슬부슬 내리더군요. 비 내리는 고요한 밤 맥주나 커피 한 잔 놓고 책장을 넘기는 즐거움은 진합니다. 그런데 어제는 줄줄이 약속이 있어 자정이..
[D+423] 어제 서가를 들여놓고 오늘에야 겨우 널려있던 책을 모두 꽂아넣었습니다. 분야별로 정리하려면 또 시간이 오래 걸리겠지만 일단 바닥과 책상에 널려 있던 책을 모두 서가에 넣고 나니 한숨 돌릴 여유가 생깁니다. 운좋게도 양면 서가 2개를 얻어왔는데 정말 마음에 듭니다. 얻어온 서가를 전면배치하고 이번에 새로 만든 서가는 안쪽에다 넣었습니다. 서가 위 비어있던 곳도 공간 박스로 채웠으니 당분간은 부족함이 없겠지요. 이제 분야별 정리를 어떻게 할까 고민해봐야겠습니다. 책방 일이란게 시작도 정리, 끝도 정리... '무한 정리'라는 생각이 듭니다. 책방지기로 있는 동안에는 정리의 굴레를 벗을 수 없겠지요. 어쨌거나 오랫동안 이 상태를 유지했으면 좋겠군요. 책방에 새 서가를 넣고 다시 책 정리를 하는 건..
[D+412] 주말 동안 한 발짝도 집 밖으로 나가지 않았습니다. 주말 동안 한 일은 방학 맞은 아이들을 위해 카레를 한솥 끓이고, 대청소를 하고, 오에 겐자부로의 (뮤진트리)를 읽은 게 전부입니다. 책방에서도 독서가 가능하지만 집중하기가 힘듭니다. 집에 있는 주말에도 온전하게 책읽는 시간을 내긴 힘듭니다. 역시 모두 잠든 밤이 되어야만 가능한 일이군요. 오래 전 일인데, 고려원에서 나왔던 오에 겐자부로 소설전집을 사서 모았던 적 있습니다. 10권 남짓 서가에 꽂아두고, 꼭 전집을 채우겠다 전의(?)를 불태웠습니다. 그런데 이사하며 정말 이상하게도... 딱 오에 겐자부로 전집을 싼 보퉁이만 사라져버렸었죠. 지금은 여러 출판사에서 그의 작품이 번역되어 나오지만 다시 '전집'으로 출간되긴 힘들지 않을까요. ..
[D+411] 서가 한 칸의 적당한 높이는 얼마일까요. 제 생각엔 230mm가 가장 적당한 듯합니다. 대부분 단행본의 높이는 220mm 내외입니다. 잡지나 동화책, 사진집, 사전, 도감류를 제외하면 말이죠. 기성품 서가는 한칸의 높이가 300mm 내외인 경우가 많습니다. 일반 단행본을 꽂으면 공간이 많이 남습니다. 폭도 300mm 내외인데 책을 꽂으면 앞부분도 빈자리가 큽니다. 먼지가 쌓이기 십상이죠. 국내에서 가장 많이 쓰이는 단행본 형태는 A5신판(신국판)입니다. 정규격 A5판(A4용지를 반으로 접은 크기 148X210mm)보다 가로세로가 약간 더 큽니다. 153X224mm 크기입니다. 서가의 높이를 230mm로 하면 손가락 끝이 딱 적당하게 들어가서 책을 꺼낼 수 있습니다. 많은 책을 꽂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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