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305] 담뱃값 인상에 대한 찬반 논쟁이 뜨겁습니다. 흡연자 입장에선 정부안대로 2천원이나 오르면 부담이 클 수밖에 없습니다. 한갑에 4~5천원이면 비싼 값입니다. 우리보다 담뱃값이 비싼 국가도 많지만 정부의 처사가 못마땅한 것은 국민의 금연이나 건강에 대한 배려보다 세수 부족을 메꾸기 위한 꼼수라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담뱃값을 인상하기 전에 담뱃갑 디자인부터 담배피고 싶은 생각이 들지 않도록 바꿔야 합니다. 많은 국가에서 흡연의 위험을 알리는 '끔찍한 사진'을 넣지만 WHO 176개 회원국 가운데 70개국이나 시행하고 있는 이 디자인을 우리나라는 지금껏 도입하지 않았습니다. WHO의 담배규제기본협약을 맺고도 지금껏 이행하지 않다가 이제야 하겠다는 것은 이해하기 힘듭니다. 저도 넓은 의미로 보자면 ..
[D+298] 창호지에 어리는 달빛에 몸 뒤척이다가 못내 설레는 가슴 마루 끝에 나서서 활짝 열린 사립을 넘어보다가 사무치는 그리움 더욱 못 이겨 훤한 마당 질러 동구에 나섰다가 동구 옆 새하얀 메밀밭가를 옷고름에 눈물 적시며 온통 서성이다가 이윽고는 타는 가삼 불나서 불나서 머언 신작로까지 나갔다가 막차도 끊긴 신작로를 열 발 높은 수숫대로 종내 목 늘이다가 끝내는 오열 솟구쳐 길섶 찌르레기 울음으로 스러지는 마음 차운 길바닥에 퍼질러 앉아 그만 푸른 눈빛으로 우러르는 거기 부처님 같은 어머님의 만월 ................. 1988년 실천문학사에서 나왔던 시집 첫 장에 실린 고재종 시인의 '추석'입니다. 헌책방에서 시집을 사서 갈무리를 해두었던게 5년 전입니다. 이 시를 마주하니 어린 시절 서..
[D+296] 오늘 다섯 번째 '사진가의 만남' 날짜를 확정했습니다. 9월 26일(금)입니다. 이번에 모실 분은 (청어람미디어) 저자, 다큐멘터리 사진가 노익상 선생님입니다. 은 1970년대부터 현재까지 가난한 이들이 깃들어 살았던 공간을 취재해 글과 사진으로 엮은 책입니다. 돌아보면 사라지는 것들에 대한 꼼꼼한 기록의 본보기를 보여줍니다. 다큐멘터리의 힘은 내 주변의 것, 내 인생의 가장자리를 먼저 훑는 것에서 나온다고 생각합니다. 춘천에서 진주까지 먼길인데 흔쾌히 강연을 허락해주신 노익상 선생님 고맙습니다. 9월이 되니 해가 지면 소슬한 바람이 붑니다. 9월은 (문화체육관광부가 지정한) 독서의 달이라더군요. 책과 관련한 행사가 많이 열립니다. 진주에서도 진주시립도서관이 주관해 작가 초청 강연회(김용택..
[D+291] 자주는 아니지만 책을 읽다 '답답함'을 느낄 때가 있습니다. 문장이 매끄럽지 않거나 꼬여있을 때는 속력을 내다 속도방지턱 앞에서 브레이크를 밟는 기분이죠. 더 쉽고 간결한 문장으로 풀 수 있었을 텐데 왜 그랬을까 생각하면 맥이 풀어지고 끊깁니다. 미사여구를 붙일수록 문장은 힘을 잃습니다. 끝까지 읽어야할 책인데 어지러운 문장이 가득하면 한숨을 쉴 수밖에 없습니다. 재미로 읽을 책이라면 덮으면 그만이지만 일로 끝을 내야할 책이나 원고라면 난감합니다. '글이 좋으냐, 나쁘냐' 판단하긴 어렵습니다. 읽는 이의 주관이 담겨있기 때문에 누군가에겐 어려운 문장도 어떤 이에겐 초등학교 국어 교과서에 실린 글처럼 쉬울 수도 있으니까요. 독자의 입장이라면 모르겠지만 작가나 번역자, 혹은 글과 관계가 있는 ..
[D+289] 온 가족이 한 권의 책에 빠지기란 쉽지 않습니다. 초등학생부터 40대까지 다양한 연령대(?)를 만족시키는 책은 거의 없죠. 아이들이 읽을만한 책이 있으면 집으로 챙겨가곤 하는데 열에 한 번 성공하면 다행입니다. 억지로 책 읽으라 시키는 것은 딱 질색이라 아이들이 잘 보이는 곳에 가져온 책을 두는 것으로 제 마음을 표현하긴 합니다만 책이 스마트폰과 태블릿을 이길 수는 없죠. 인정하기 싫지만 어쩔 수 없습니다. 그나마 얼마 전 거실에 있는 텔레비전을 치운 이후로 아이들이 멍하게(?) 있는 시간은 줄었습니다. 텔레비전을 치우고 책꽂이를 다시 들였습니다. 가까이 있으면 어떻게든 보겠죠. 내키지 않는데 억지로 책을 읽는 것은 실은 고문이나 마찬가지입니다. 일이나 공부 때문에 책을 읽는 것이 아니라면..
[D+284] 옛 일터 선배가 200권이 넘는 책을 보내주셨습니다. 또 멀리서 선배가 찾아와 사진책 여러 권을 두고 가셨습니다. 책 박스를 여니 철거민의 삶을 기록한 가 나왔습니다. 2009년 1월 19일, 벌써 많은 사람들의 기억에서 가물거리는 용산참사가 일어났습니다. 이 책은 참사가 일어나고 두 달 후에 출간되었습니다. 핍박받고 고통받는 이들에 대한 기록은 필요합니다. 는 "죽은 자와 살아남의 자를 모독하는 폭력"에 대항하는 기록입니다. 어느 누구도 귀 기울여 주지 않는 비극의 속 이야기를 옮겨쓰는 일은 가슴 아프고 힘든 일이었으리라 생각합니다. 그래도 누군가가 해야할 일이죠. 삶터와 일터를 빼앗길 상황에선 어느 누구도 저항할 수밖에 없습니다. 지금도 밀양, 강정마을은 용산참사의 현재진행형입니다. 세..
[D+281] 소소책방에 있는 사진책들은 판매를 하지 않고 열람만 가능합니다. 사진책을 팔지 않는 이유는 책방지기가 사진을 좋아하기도 하고, 사진책 볼만한 곳이 마땅치 않기도 하고, 한번 팔면 다시 구하기도 힘들기 때문입니다. 오늘 돌아가신 김영갑 선생님의 사진집 을 보고 판매하지 않느냐 묻는 분이 계셨는데 새 책으로 사시는 것이 좋겠다 말씀드렸습니다. 이 책은 새 책으로 구할 수 있습니다. 김영갑 선생님이 작고하신지도 벌써 10년이 흘렀습니다. 김영갑 선생님이 낸 책 가운데 가 있습니다. 1995년 눈빛 출판사에 펴낸 사진책입니다. 선생님의 첫 책이라고 저는 알고 있습니다. 혹시나 가 헌책으로 나온 것이 있나 검색했더니 도 눈에 띄는군요. 값이 45만원이었습니다. 교보문고 중고장터에 나와 있습니다. 잠..
[D+276] 사진작업 중 가장 어려운 것이 바로 인물사진입니다. 다른 사진도 마찬가지겠지만 특히 인물사진의 경우 '교감'이 필요합니다. 인터뷰나 모델 사진 촬영은 '기술'보다 '감성'이 더 중요합니다. 상대방과 무언(無言)의 교감을 나눌 수 있을 정도라면 실패할 확률은 상당히 줄어들죠. 아마추어지만 가끔 일로 인터뷰 사진을 촬영하러 갈 때가 있습니다. 전문적인 모델이거나 카메라 앞에 자주 서본 경험이 있는 사람이라면 모르겠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카메라 앞에 주눅들기 마련이죠. 만약 그가 사진가 보다 카메라를 먼저 의식한다면 결과는 뻔합니다. 딱딱한 사진이 나올 수밖에 없습니다. 대부분 사진가의 카메라를 생각하지 못할 때 좋은 사진이 나오죠. 사진가는 카메라를 숨겨야 합니다. 몰래 카메라를 해야한다는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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