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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대에서 편안한 모습으로 책 읽는 마릴린 몬로입니다. 아름답군요. 일상사진이 아니라 어느 매체에 실렸던 것 같은데 촬영자나 출처를 찾을 수가 없습니다. 그녀의 사진을 많이 찍었던 알프레드 아이젠슈테트의 작품이 아닐까 짐작만 해볼 뿐입니다. 그녀는 '백치미'의 여신이었지만, 사실 시 쓰기와 책 읽기를 좋아하는 여인이었습니다. 의외로 책 읽는 그녀의 모습을 담은 사진이 많습니다. 그녀가 소장했던 430권의 책이 1999년 크리스티 경매 나왔던 적도 있죠.
[D+296] 오늘 다섯 번째 '사진가의 만남' 날짜를 확정했습니다. 9월 26일(금)입니다. 이번에 모실 분은 <가난한 이의 살림집>(청어람미디어) 저자, 다큐멘터리 사진가 노익상 선생님입니다.
<가난한 이의 살림집>은 1970년대부터 현재까지 가난한 이들이 깃들어 살았던 공간을 취재해 글과 사진으로 엮은 책입니다. 돌아보면 사라지는 것들에 대한 꼼꼼한 기록의 본보기를 보여줍니다.
다큐멘터리의 힘은 내 주변의 것, 내 인생의 가장자리를 먼저 훑는 것에서 나온다고 생각합니다. 춘천에서 진주까지 먼길인데 흔쾌히 강연을 허락해주신 노익상 선생님 고맙습니다.
9월이 되니 해가 지면 소슬한 바람이 붑니다. 9월은 (문화체육관광부가 지정한) 독서의 달이라더군요. 책과 관련한 행사가 많이 열립니다. 진주에서도 진주시립도서관이 주관해 작가 초청 강연회(김용택 시인), 원화 전시, 창작동화 인형극, 과년도 잡지 배부 등 행사가 있습니다. 진주시립도서관 홈페이지(http://www.jinjulib.or.kr/)에 상세한 내용이 있으니 살펴보시면 좋겠습니다.
가을에는 독서보다 산으로 들로 호연지기를 기르러 다니는 편이 낫다고 생각합니다만, 가을 밤 책읽기는 정취가 있습니다. 개인 취향을 이야기하자면 비(또는 눈)오는 겨울 밤에 커피 한 잔 옆에 두고 비딱하게 침대나 소파에 기대어 추리 소설을 읽을 때가 가장 완벽한 독서의 공간과 시간입니다.
요네하라 마리는 <문화편력기>에서 "옷차림과 마찬가지로 책에도 Time(시간), Place(장소), Occasion(상황)이 있다"고 했습니다. 그녀는 줄여서 '독서의 TPO'라고 했습니다. 그녀는 해가 기울어질 때에 독서의 열망이 커진다고 했습니다. 매우 공감입니다. 어쨌거나 '독서의 달'이니 평소보다 책을 더 가까이 해야겠군요.
"아무래도 해가 서쪽으로 기울어감에 따라 책을 읽고 싶다는 마음이 강해진다. 한밤중에 침대에 기어 들어갈 무렵, 그것은 정점에 달한다. 딱 현실 세계에서 손을 떼고 있는 시간대다. 마음 놓고 별세계에서 노닐 수 있다.(그렇다면 책은 아무것이라도 좋으냐 하면, 침대에 뒹굴거리면서 시집을 들 기분은 들지 않는다. 가령 매우 아끼는 시집이라 해도, 밤은 산문의 독무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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