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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366] 얼마 전 개봉한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인터스텔라>가 흥행몰이를 하고 있습니다. 5일만에 200만 넘는 관객이 보았다는 기사를 읽었습니다. 저도 개봉한 다음 날 심야에 <인터스텔라>를 봤습니다. 멋진 영화였습니다. 


<인터 스텔라>에 대한 리뷰가 쏟아지고 있습니다. 그 글들을 읽는 것만으로 과학 상식이 늘어나는 느낌입니다. 천체물리학, 양자물리학, 상대성이론에 대한 정보가 폭주하는데, 이해하는데 한계가 있지만 이번 기회에 '존재의 존재 이유'(?)에 대해 생각해보는 건 나쁘지 않군요. 갑자기 머리가 지끈거립니다.


<인터스텔라>를 보며 우주소년 아톰을 만들어낸 데즈카 오사무 감독과 도쿄대 교수를 지낸 오츠카 아키로 씨가 감수한 책, <만화 아톰 박사의 상대성 이론>을 떠올랐습니다. 이 책은 제목 그대로 만화로 '상대성 이론'에 대해 설명해 어렵고 복잡한 물리학에 대해 쉽게 접근할 수 있습니다. 


가끔 머리 아픈 수식이 나오지만 어린이를 대상으로 만든 책이라 쉬운 예를 들어 이야기합니다. <아톰 박사의 (속)상대성 이론>도 있어 이 두 권을 같이 보면 <인터스텔라> 뿐만 아니라 SF 영화나 소설을 읽는데 많은 도움이 되리라 생각합니다. 아쉽게도 절판된지 오래되어 책방에도 아주 낡은 <만화 아톰박사의 상대성이론> 1권 밖에 없군요. <(속) 상대성 이론>도 있었는데 팔려가고 없습니다.


이 책의 머리말에서 데즈카 오사무 감독은 어릴 적부터 우주에 관한 책들을 읽고, 우주 여행이나, 우주인에 대해서 공상하는 것을 좋아했다고 합니다. 


"저는 가정 사정으로 인해 의과 대학에 지원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만약 그렇지 않았다면, 물리학을 전공하여 천문학자가 되었을 것입니다. 그 당시 제가 가장 불가사의하게 생각하였던 것은, 우주 여행을 하는 동안에는 시간이 느려진다는 것이었습니다. 다시 말해, 나이를 천천히 먹는다는 이야기였습니다. 이것은 어느 SF 소설에 쓰여 있었던 것으로, 어떻게 그렇게 되는지에 대한 이유에 대한 설명은 없었습니다."


그가 읽었던 책이 무엇일까 궁금합니다. 천문학자도 의사도 아닌 만화가가 되었지만 그때 가졌던 의문과 상상력을 자신의 작품들에 그대로 녹여냅니다. 그가 1952년 만들어낸 '아톰'은 우주를 배경으로 하는 망가와 재패니메이션의 디딤돌이 됩니다. 


<우주소년 아톰>에서 시작해, <미래 소년 코난>, <은하철도 999>를 거쳐 <왕립 우주군 오네아미스의 날개>, <프리덤>, <에반게리온>... 일본 만화산업은 '우주'를 쉬지 않고 재해석 재생산하고 있습니다. 끊임없이 '우주' 콘텐츠를 만들어내는 그들의 저력이 놀랍습니다. 우리나라 SF만화 중에서선 김형배 선생님 작품들이 아직도 기억에 남는군요.


<미래소년 코난>의 인트로 내래이션이 생각납니다. 1978년 <미래소년 코난>을 제작할 때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은 30년 후 지구의 미래에 대해 확신하지 못했던 듯합니다. 다행이도 2008년은 지났지만, 초자력 무기가 아닌 지구온난화로 지구가 가라앉고 있는 건 현재진행형입니다. <인터스텔라>를 재밌게 보셨다면, <프리덤>과 <왕립 우주군 오네아미스의 날개>도 강추합니다. 


"서기 2008년 7월 인류는 전멸이라는 위기에 직면해 있었다. 핵무기를 훨씬 능가하는 초자력 무기가 세계의 절반을 일순간에 소멸시킨 것이다. 지구는 일대 지각 변동을 일으켜 지축은 휘어지고 5개의 대부분 바다 속으로 가라앉아 버렸다."


<인터스텔라>에서 시작해 어느 순간 재패니메이션 이야기로 넘어와버렸군요.


[사진]은 <프리덤>의 한 장면입니다. 새턴V형(1969년 아폴로11호를 싣고 달로 갔던 그 로켓) 콕핏을 세밀하게 표현하고 있습니다. '컵누들'로 유명한 닛신식품이 창립 35주년(2006년) 기념으로 제작비를 댔다는데, 식품회사가 자사 홍보를 위해 애니메이션 제작에 자본을 투자할 수 있다는 게 대단합니다.



아톰박사의 상대성이론

저자
TEZUKA OSAMU 지음
출판사
종이나라 | 1996-07-01 출간
카테고리
아동
책소개
[표지] 모서리닳음/손때 조금 [옆면] 손때 조금 [내부] 깨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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