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D+374] 내일부터 도서정가제가 시행됩니다. 오늘 온라인 서점 접속하기가 어렵더군요. 마지막 할인 행사를 놓치지 않으려는 분들이 한꺼번에 몰려서 그랬겠죠. 저도 최근 몇 권 책을 구입했습니다. 장바구니에 꽤 많은 책을 담아두곤 실제 구입한 책은 3권이었습니다. 


마음 같아선 장바구니에 있는 책을 모두 구입하고 싶었지만 마음을 가라앉혔습니다. 아직 시간이 조금 남아서 모르겠습니다. 지름신이 내릴 지 아니면 잘 참아낼 지. 제가 구입한 책은 에밀 파게의 <단단한 독서>, 오에 겐자부로의 <말의 정의>, 와타나베 이타루의 <시골빵집에서 자본론을 굽다>입니다. 사진 속 김상규 님의 <사물의 이력>은 진주문고에서 샀습니다. 


할인폭이 큰 책들을 위주로 장바구니에 담았는데 실제 구입한 책은 할인이 거의 되지 않은 책이었습니다. 당장 읽고 싶은 마음이 커서 책값과는 상관없이 주문했습니다. 경험에 비춰보건데 값이 싸서 우선 사놓고 쟁여두고 보겠다 생각한 책은 쉽게 손이 가지 않더군요. 어떤 책이든 당장 읽고 싶은 책 위주로 구입하는 편입니다. 


요즘 책을 찾는 손님들에게 "지금은 온라인 서점에서 사는 것이 더 쌉니다" 말씀드리는 일이 많았습니다. 실제로 그러했으니까요. 책방에 찾는 책이 있을 때에도 마찬가지였습니다. 값을 정할 때 온라인 서점 책값을 검색해보는데 헌책 값보다 싼 경우도 많았습니다.


도서정가제가 정착 되면 동네책방 살림이 나아질지 아직은 알 수가 없습니다. 제가 보기엔 동네책방이 사라지고 있는 현실은 바꾸기 어려울 듯합니다. 도서정가제와는 상관없이, 온라인 구매의 편리함을 버리기는 힘들지 않을까요. 


도서정가제를 앞둔 할인행사 때문에 많은 분들이 내년 도서구입비까지 미리 '땡겨' 썼을테니 2015년 출판시장은 아마 유래없는 불황에 빠질 수도 있겠습니다. 도서정가제에 대한 불만들이 쏟아지겠지요. 하지만 길게 보아선 도서정가제가 정착되어야 한다고 믿습니다.


자본과 경쟁의 논리로 출판시장을 바라보아선 답이 없습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출판사가 좋은 책을 열심히 만들 수 있는 환경입니다. 지금 상황에선 글쎄요. 어쨌거나 도서정가제가 어떤 영향을 미칠 지 궁금합니다. 소소책방 매출이 늘까요? 알 수 없군요.


<단단한 독서>에서 옮깁니다. 대부분의 책들은 한 번 읽고나면 다시 책장에서 꺼내는 경우가 드물죠. 두 번 세 번 읽어도 좋은 책을 만나기란 쉽지 않습니다. 세월이 책에 대한 평가와 감정을 바꿔놓을 때도 있습니다. 하지만 세월이 흘렀어도 철없던 시절 읽었던 책들에 대한 애정은 그대로 남더군요. 에밀 파게의 글에 고개를 끄덕입니다.


스무 살에 눈물을 쏙 빼놓던 소설에 이제는 미소만 지을 뿐이라도, 너무 서둘러 그 책이 조악한 것이었고 나 자신이 스무 살 때 착각했다고 결론짓지 마라. 그저 이렇게 말해라. 그 책이 그때 그 나이의 당신을 위해 쓰였던 것일지언정 현재 나이의 당신이 그 책을 위한 것이 아니라고.



단단한 독서

저자
에밀 파게 지음
출판사
유유 | 2014-10-24 출간
카테고리
인문
책소개
고전은 세대마다 새로 번역되어야 한다 1912년 프랑스에서 출간...
가격비교



말의 정의

저자
오에 겐자부로 지음
출판사
뮤진트리 | 2014-03-10 출간
카테고리
인문
책소개
시대의 위기에 대해, 평생 동안 수련해온 소설의 언어로 자신만의...
가격비교



시골빵집에서 자본론을 굽다

저자
와타나베 이타루 지음
출판사
더숲 | 2014-06-02 출간
카테고리
정치/사회
책소개
아마존 일본 사회·정치, 경제 분야 베스트셀러 1위!“부패와 순...
가격비교



사물의 이력

저자
김상규 지음
출판사
지식너머 | 2014-08-27 출간
카테고리
시/에세이
책소개
사물이 생겨나서 사라지기까지의 과정을 추적하는 시간! 사물에 대...
가격비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