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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319] 예전 사진월간지 <포토넷>에서 일할 때 1년 정도 '사진가의 책가도' 코너를 맡아 진행했었습니다. 임수식 작가가 서가(책가도)를 촬영하고 저는 인터뷰를 했습니다. 존경하는 분들의 서재를 방문하고 책 이야기를 듣는 일이 좋았습니다. 

책을 읽는 것보다 대화하며 더 많은 지식과 깨달음을 얻는 경우가 있는데 저는 '사진가의 책가도'를 취재하며 그런 경험을 했습니다. 사진을 공부하며 궁금했던 것들을 선생님들께 직접 들을 수 있는 기회란 흔치 않으니까요.

제가 만난 선생님들께선 사진가에게 독서가 중요하다고 강조하셨죠. 어떤 분야든 '인문 소양' 갖추기 위해 힘써야 하는 이유는 창작하는 힘을 기르고, 작품을 해석하고, 통찰력을 키우는 바탕이기 때문입니다. 처음에는 타고난 재능으로 주목을 받을 수 있겠지만 소양 없는 재능이란 일회용 건전지 같은 거라 생각합니다. 인문 소양이 지식을 의미하는 것은 아닙니다. 사회와 삶을 바라보는 심안을 가지는 것이라 믿습니다.

오늘 '사진가 만남' 노익상 선생님의 강의는 사진과 글쓰기에 대해 관심 있는 분들이 듣는다면 많은 도움이 되리라 확신합니다. "이야기가 우선이고 잘 찍는 것은 두 번째 고민"이라 할만큼 글쓰기에 깊은 애착이 선생님의 서가에서 그대로 드러나더군요. 아래는 '사진가의 책가도' 인터뷰 때 노익상 선생님 말씀입니다. "씨실과 날실 엮듯 책을 읽어야 한다"고 하셨죠.

"다큐멘터리 사진가라면 '잡식성'이어야 해요. 좁게 파고들 것이 아니라 넓게 보는 노력을 해야죠. 다양한 분야의 책을 읽는 것이 중요한데, 나의 경우엔 가지를 치면서 읽죠. 만약 민들레가 궁금하다면 도감을 펼쳐 봐요. 민들레에 대한 꽃말이 궁금해 관련된 전설을 찾아보죠. 민들레를 노래한 시가 있는지도 알아보죠. 시를 쓴 작가에 대해 연구를 할 수도 있겠죠. 만약 작가가 민들레에 대해 시를 썼다면 출생지에서 민들레가 많이 자랄 가능성이 높죠. 그럼 또 그 지역에 대해 찾아보는 식입니다." - <포토넷> 2010년 4월호

그럼 오늘 저녁 7시에 뵙겠습니다.

[사진]은 '사진가의 책가도' 기사를 옮긴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