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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418] 현재 책방은 완전 난리법석입니다. 새해를 맞아 서가를 더 들이기 위해 내부 정리 중입니다. 계속 책은 느는데 공간이 부족해 일을 저지르고 말았습니다. 다음 주까진 아마 어수선하겠군요. 공방에서 열심히 서가를 만들고 있는데, 혼자서 하고 있는지라 진도가 더딥니다. 오랫동안 쓸 서가라 나름 튼튼하게 만들고 있습니다. 새해 첫날부터 종일 공방에서 일하고 있으니 삭신이 쑤시는군요.

높이 2미터가 넘는 서가만 모두 16개, 기타 공간박스와 작은 서가까지 모두 마무리하려면 아직까지 감감합니다. 사진은 첫날 만든 서가와 공간박스입니다. 3일째 작업량을 이야기하자면 전체 3할 정도 진도가 나갔을까요. 수요일쯤 되어야 서가가 다 만들지겠군요. 서가를 넣고서도 책 정리를 해야하니 그 사이 찾아오시는 분들은 많이 불편하실 수도 있겠습니다.

올해 책방지기 목표는 첫째도 내실, 둘째도 내실입니다. 서가가 들어오면 분류도 깔끔하게 하고, 쉽게 책을 찾을 수 있도록 방법도 찾아보려고 합니다. 모든 것을 한꺼번에 할 수 없으니 시간이 걸리더라도 천천히 진도를 나가보려고 합니다.

을미년 양띠해라 '독서망양讀書亡羊' 고사가 떠오르는군요. <장자> '번무'편에 나오는 이야기입니다. 글을 읽는데 정신이 팔려 양을 잃는다는 고사입니다. 이 고사는 다른 일에 정신이 팔려 정작 중요한 것을 소홀히 한다는 부정적인 예로 흔히 쓰는 옛말이지만 책방지기 입장에선 그 양치기 한번 만나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쓰루가야 신이치의 <책을 읽고 양을 읽다>(이순)에서 옮깁니다. 에도시대 중기의 유학자 나카무라 란린의 수필 '학산록'에 실린 글을 재인용한 것입니다. 이 책은 40년 넘게 책 편집자로 일한 저자의 독서 에세이인데 '독서망양'에서 제목을 따왔습니다. 동서양을 넘나드는 고전에 대한 그의 해박한 지식이 놀랍습니다.

"인생의 즐거움에서 방문을 닫고 책을 읽는 것보다 좋은 것은 없다. 진귀한 책 한 권을 얻어 몰랐던 글자 하나를 알게 되고, 괴이한 일 하나를 만나고, 좋은 구절 하나를 보면 나도 모르게 기뻐서 뛰어오른다.음악은 듣는 순간을 만족시키고 비단은 눈을 만족시킨다고 하지만 그 즐거움에는 비할 수 없다."

늦었지만 온라인이든 오프라인이든 소소책방을 찾는 모든 분들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건강하세요. 서가 배치가 끝나면 새로운 모습 보여드리겠습니다. '소소책방 ver 2.0'이라 부르고 싶군요.



이 아무개의 장자산책

저자
이아무개 지음
출판사
삼인 | 2004-10-11 출간
카테고리
인문
책소개
장자, 예수, 부처: 텍스트들이 자아내는 그물망으로 읽는 [장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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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고 양을 잃다

저자
쓰루가야 신이치 지음
출판사
이순 | 2010-10-18 출간
카테고리
인문
책소개
오랜 세월 곱씹고 되새김질한 지식을 착상이 빛나는 주제 아래 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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