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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424] 지난해 꽃바람공방에서 목공을 배운 후부터 자주는 아니지만 꾸준히 나무와 목공에 대한 책을 구입합니다. 며칠 전 펄짓재작소에 <손바닥에 쓰다> 배달 갔다가 <나무에게 배운다>(상추쌈)을 우연히 보았습니다. 몇 페이지 읽지 않았지만 좋더군요.


지난 목요일 진주문고에 갔더니 '내 마음의 책방' 코너에 이 책이 있어 사왔습니다. 함께 구입한 책은 <공자>(학고재), <하비 디자인>(라이팅하우스)입니다. 가장 먼저 읽기 시작한 책이 <나무에게 배운다>인데, 평생 목수로 1,300년 전에 지어진 호류지를 돌보며 살았던 니시오카 쓰네카즈 씨(1995년 작고)의 구술을 담은 책입니다. 구술을 듣고 풀어쓴 이는 시오노 요네마쓰 씨입니다. 

이 책을 읽으니 예전 뿌리 깊은 나무에서 펴낸 배희한 선생님의 <이제 이 조선톱에도 녹이 슬었네>(편집 이상룡)가 떠올랐습니다. 뿌리 깊은 나무의 '민중자서전' 20권은 참 귀한 책입니다. 입말을 그대로 살려 풀어 쓴 것도 그렇고 이름없는 민중들의 삶을 고스란히 담았기에 가치가 있습니다. 뿌리 깊은 나무도 사라지고 책도 절판된 지 오래이나 판형을 작게 해 다시 펴내는 곳이 있다면 좋겠습니다.

<나무에게 배운다>는 원래 삼신각 출판사에서 <나무의 마음 나무의 생명>이라는 제목으로 1996년 나왔고, 절판된 것을 2012년 상추쌈 출판사에서 새로이 펴냈더군요. 그래서 더욱 <이제 조선톱에도 녹이 슬었네>가 다시 나왔으면 좋겠다 욕심이 납니다. 그리할만한 출판사가 있을까요. 다시 펴내기 위해선 여러 문제가 있겠지요.

<나무에게 배운다>의 마지막 장에 나오는 시오노 요네마쓰 씨의 말입니다.

"모든 것이 이 구전대로입니다. 과학이 진보하더라도 옛 기술을 무시한다거나 잊어버려서는 안 됩니다. 쌓아 온 경험 속에는 그만한 가치가 숨겨져 있기 때문입니다. 과학은 곧잘 경험이나 감을 경시하는 경향이 있는데, 그것 또한 훌륭한 학문입니다. 숫자나 문자로 나타낼 수 없기 때문이라며 무시하면 큰 손실입니다. 머리로 하는 기억만이 아니라 손으로 하는 기억도 있는 것입니다. 

(중략) 우리는 좀 더 겸허한 자세로 자연이나 선인들이 남겨 주신 것들을 보지 않으면 안 된다고 저는 봅니다. 지금 우리는 지나치게 자기 일만, 눈앞의 일만을 생각하며 살고 있습니다."



나무에게 배운다

저자
니시오카 쓰네카즈, 시오노 요네마쓰 (엮음) 지음
출판사
상추쌈 | 2013-04-05 출간
카테고리
정치/사회
책소개
‘자를 든 사제’ 니시오카 쓰네카즈의 경전, [나무에게 배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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