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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방일지

[D+232] 전국일주 책방여행

sosobooks 2014. 7. 1. 15:32



[D+233] 꽤 오랫동안 자리를 비웠습니다. 6월 21일부터 27일까지 스쿠터를 타고 반시계 방향으로 우리나라를 한 바퀴 돌았습니다. 얼굴이 까맣게 타서 먼길 다녀오고 보니 일상에 적응이 잘 안되는군요. 태생이 싸돌아다니길 좋아하는지라 여행의 후유증이 꽤 깊습니다.

경남 통영 이문당, 부산 우리글방, 강원도 고성 서울서점, 인제 고려서점, 양구 양구서점, 서울 상암동 북바이북, 인천 배다리 한미서점, 삼성서적, 군산 한길문고, 목포 장미서점. 1904km를 도는 동안 찾았던 책방입니다. 아쉽게도 문을 열지 않아 책방지기님을 뵙지 못한 곳도 있었습니다. 아예 폐업한 곳도 있었습니다. 이번 여행을 다녀오기 전 제주, 순천, 전주도 찾았었고, 시간 여유가 있으면 또 책방을 찾아 떠날 때가 있겠죠.

대부분의 책방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이 사실이고, 미래를 낙관할 수 없는 처지입니다. 작은 동네책방의 빈 서가가 늘어가고 참고서로 매출의 대부분을 올리는 현실은 이미 오래되었습니다. 책방지기님들과 이야기를 나누는 동안 한편으론 쓸쓸해지기도 하고 또 한편으론 지혜롭게 책방을 꾸려갈 수 있는 방법이 있지 않을까 더 깊이 고민하게 되더군요. 그렇다고 절망적인 상황만 본 것은 아닙니다. 어려움 속에서도 멋진 아이디어로 책방 꾸리는 분도 계셨고 시민들의 도움으로 다시 제자리를 찾은 책방도 있었으니까요.

지난 25일 인천 배다리 아벨서점 곽현숙 대표님을 뵈러 갔었는데 하필 문을 닫았더군요. 7월까지 금,토.일요일에만 문을 연다는 안내문이 붙어 있었습니다. 내년이 유네스코가 지정한 '책의 수도'가 인천인데 배다리 책방골목이 활기를 얻을 수 있을까요. 지금으로선 잘 모르겠습니다. 단지 '보여주기'에 집착하는 행사만 신경쓴다면 책방에 도움될 일은 없을 듯합니다. 오히려 독이 될 수도 있겠지요. 곽현숙 대표님께서 안내문에 올려두신 글입니다. 

"요즈음 책의 수도라는 명제로 시가 책방거리를 도와줘야 하지 않는가 라고 묻는 기자가 있습니다. 그러나 제 생각엔 진정한 책방거리의 존폐 여부는 책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몫이라 생각합니다. 박경리 선생이 1948년 배다리에 들어서서 헌책방을 했던 사실은 자신이 좋아하는 책을 혼자 보기엔 아까워 여러 사람에게 볼 기회를 제공한 책사랑의 열정이었듯이 이렇게 시작된 배다리 책방거리의 불씨는 오늘에 이르렀고 또다시 책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책 길로 이루어져 갈 겁니다."

[사진]은 강원도 고성 서울서점에 들렀다 인제로 넘어가는 진부령에서 찍었습니다. 비 내리는 진부령, 정말 아름답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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