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책방일지

[D+173] 사서四書 베껴 쓰기

sosobooks 2014. 5. 3. 21:17



[D+173] 올해 하고 싶었던 일 세 가지 중 하나가 사서四書를 베껴 쓰는 것이었습니다. 온전히 깨닫진 못하더라도 불혹이 되고 한 번쯤 옛사람의 공부를 따라해볼 필요가 있지 않을까 고민했고 선생님을 모실 수는 없으니 베껴쓰기 만이라도 해보자 마음을 먹었습니다. 

선현들은 천자문-동몽선습-명심보감-통감절요-소학-대학-중용-맹자-논어-시경-서경-역경-예기-춘추를 배움의 순서로 삼았습니다. 올해는 논어까지만 적바림할 생각입니다. 전통문화연구회에서 펴낸 동양고전국역총서를 본으로 삼고 해석이 어려운 곳은 다른 책을 참고합니다. 지금 중용을 베껴 쓰고 있는데 뜻을 이해하긴 범우사에서 나온 문고판 <중용 대학>이 낫더군요. 

아주 더디게 나아가고 있지만 언젠가는 끝이 나겠지요. 지금 제가 하는 베껴쓰기는 뜻을 이해하고 곱씹는 것이 아니라 글자 그대로 옮기는 수준이라 공부라기보다는 마음 수양에 가깝다고 해야겠습니다. 항상 처음 시작할 때는 또박또박 써야지 마음을 먹지만 어느 순간 획이 흔들리고 점이 날립니다. 

한재훈 님의 <서당공부, 오래된 인문학의 길>에 글씨에 대한 이야기가 나옵니다. 잘 쓴 글씨가 아니더라도 꾸준히 반듯하게 쓰도록 노력해볼 요량입니다. 오늘은 있는 듯 없는 듯 하는 듯 마는 듯, 그런 열네 번째 밤샘책방이었습니다. 이제 손님이 모두 가셨으니 저도 집에 가야겠습니다.

"‘면추’라는 서당의 붓글씨 기준은 붓글씨가 반드시 예술의 경지에 이르러야 한다는 강박으로부터의 자유를 의미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또 한 가지 염두에 두어야 할 것은, 그렇다고 해서 붓글씨는 아무렇게 써도 된다는 뜻은 아니라는 것입니다. 아름다운 예술의 경지는 아닐지라도 추해서 보기 싫을 정도는 아닌 글씨, 잘 쓰지는 못했어도 함부로 쓰지 않은 글씨, 그것은 곧 반듯한 글씨입니다. 한 획, 한 획, 정성껏 써내려가서 글씨를 쓰는 반듯한 정신이 담긴 글씨, 그것이 곧 서당의 ‘면추’가 지향하는 글씨입니다."

*[공지] 5월 3일(토)부터 5월 6일(월)까지 공식적으로 책방 쉽니다. 하지만 4일(일), 6일(월)은 제가 아닌 다른 분이 대신 책방지기를 맡아 주기로 했습니다. 연휴 기간 여는 이틀 동안 책방 영업 시간은 오후 3시~8시까지입니다. 감사합니다. 멋진 연휴 보내세요. 흠... 이렇게 쓰고 보니 항상 놀 궁리만 하는 책방지기 같군요. 하하.^^;



서당공부 오래된 인문학의 길

저자
한재훈 지음
출판사
갈라파고스 | 2014-03-12 출간
카테고리
인문
책소개
21세기 훈장 한재훈이 전해주는 생생한 서당공부의 풍경 옛공부에...
가격비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