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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170] 다시 책방일지를 이어갑니다.

1. 결국 배에 갇혀있던 아이들을 단 한 명도 구하지 못했습니다. 언제, 어디서, 무엇을, 왜, 어떻게... 그리고 누가 잘못했기에 이런 참사가 일어난 것일까 질문하고 답을 구해봅니다. 지금까지 공개된 자료와 증언만 보더라도 아이들을 살릴 수 있는 기회는 많았습니다. 그리고 아예 이번 일이 일어나지 않을 수도 있었습니다. 

누군가가, 세월호 참사의 시작과 끝을 낱낱이 기록하길 바랍니다. 증언과 정보와 소문을 정리하고 기록으로 남길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언론이 나서서 해야겠지만 그들의 행태(물론 모두를 싸잡아 이야기 하는 것은 아닙니다.)를 보면 딱하기 그지 없습니다. 

두 손 모아 세월호 희생자들의 명복을 빕니다. 

2. 제가 좋아하는 책에 관한 고사 가운데 '독서망양讀書亡羊'이 있습니다. <장자> '변무편'에 나오는 이야기인데 "책을 읽다, 양을 잃다", 그러니까 다른 일에 정신을 쏟다 정작 중요한 일을 그르친다는 뜻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 고사를 읽는 순간, 두 가지 생각이 들더군요. 

- 얼마나 재밌는 책이길래 양이 도망가는 줄도 몰랐을까.
- 그렇게 재밌는 책을 손에 넣었다면 양이 도망가는 것쯤이야.

평생 책을 손에서 놓지 않고 읽는 이유는 '재밌는 책'을 찾기 위해서죠. 재밌는 책이란 사람마다 기준이 다를 수밖에 없습니다. 어딘가에 있을 나의 반쪽을 찾는 심정이랄까요. 책방지기 기준에선 평생 머리맡에 두고 읽을 수 있는 책입니다. 여러 번 다시 읽어도 새롭게 다가오는, 그런 책을 끊임없이 찾는 중입니다. 

등이 굽고 눈이 침침해져 책방을 그만둬야 할 때 머뭇거림 없이 보퉁이에 쌀 열 권의 책이 있다면 성공이라 생각합니다. 안타깝게도 아직까진 단 한 권도 정하지 못했으니 '두근거리는 설레임'으로 열심히 찾아야겠군요. 유미리 씨의 <창이 있는 서점에서> 머리말에 나오는 문장입니다.

"만약 이 세상에서 책이 없어진다면 대체 다른 무엇에서 첫 페이지를 넘기는 두근거리는 설레임을 찾을 수 있을 것인가. 인터넷으로 시와 소설을 읽었다 해도 그것이 독서의 총체라고는 할 수 없다. 

내게 있어서는 서점에 발을 옮겨, 표지와 등문자를 보고 무엇이 쓰여 있을까 상상하며 책들의 속삭임에 귀를 기울이고 한 권의 책을 골라 손에 드는 것도 독서의 빼놓을 수 없는 일부인 것이다."

*[사진]은 태국 방콕에서 촬영했습니다.



창이 있는 서점에서 /4R08041

저자
유미리 지음
출판사
무당미디어 | 1999 출간
카테고리
시/에세이
책소개
55575 / 하드커버/ 218쪽 l B6 /밑줄있음 재일교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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