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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157]

1.
책방지기에게 손님께서 물었습니다.

손님 : 손님이 없으면 괴롭거나 슬프지 않으세요?
나 : 대신 혼자 놀 수 있는 시간이 늘어나니까 좋죠!
손님 : ...
나 : ...

2. 
'함께' 슬퍼하거나 분노해야 할 일이 왜 이렇게 많은가요? 모두 '나를 포함한' 어른들 탓이라 생각합니다.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얼굴 비추는데만 혈안이 된 정치꾼들과 예의도 모르는 언론깡패들을 보고 있노라니 역겹습니다. 물이 차오르는 배와 위험에 처한 승객과 아이들을 버리고 먼저 탈출한 선장이라니요. 얼굴도 두껍거니와 옳고 그른 것도 구분할 줄 모르는 어른들입니다. 대통령 앞에 무릎 꿇고 눈물 흘리는 실종자 어머니 모습을 보고 길게 탄식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탁월한 사상가였던 마키아벨리는 <군주론>에 이렇게 썼습니다.

"운명의 여신이 어떤 인물에게 위대한 업적을 성취시키고 싶을 때는, 자기에게 주어진 기회를 제대로 알아볼 줄 아는 능력과 안목을 지닌 인물을 선택한다. 반면에 운명의 여신이 어떤 나라를 파멸시키려고 할 때는, 그 나라의 파멸에 기여하고 파멸을 촉진시킬 인물을 지도자로 뽑는다. 만일 운명의 여신에게 대항할 힘을 지닌 개인이 있다면, 여신은 그를 살해하거나 그의 능력을 모두 박탈하고 만다."

정말 운명의 여신이 있다면, 우리의 운명은 언제나 그녀의 손바닥 위에 있겠군요. 요즘 일어나는 참담하고 상식을 뛰어넘는 이해하기 힘든 일들을 보고 있노라면 그녀가 우리를 파멸로 이끌기로 작정한 것이 아닐까 의심스럽기도 합니다. 총체적 난국에 빠진 느낌입니다. 하지만 연이어 나오는 문단도 옮겨야겠습니다.

"인간은 운명의 여신이 지시하는 것에 동의할 수는 있어도 거역할 수는 없다. 또 여신의 계획을 실시할 수는 있어도 그 계획을 좌절시킬 수는 없다. 그렇다고 절망할 필요는 없다. 은밀하고 교묘하게 목적을 추구하는 운명의 여신의 그 목적을 인간은 알 수가 없는 것이니까, 어떠한 역경이나 불운에 빠진다 해도, 우리는 절망하지 말고 항상 희망을 품고 살아야 한다."

세월호 실종자 모두 무사히 가족 품으로 돌아오길 간절히 소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