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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방일지

[D+274] 문닫은 중고책방

sosobooks 2014. 8. 12. 13:32




[D+274] 지난 일요일 진주교 가까이 있는 중고책방(상호명이 '중고책방')을 찾았더니 문을 닫았더군요. 사장님께 전화를 드렸더니 2주쯤 되었다고 하셨습니다. 중고책방은 만화책과 판타지 소설을 주로 팔았습니다. 만화책을 좋아하는지라 가끔 찾았습니다. 

학산문화사와 대원씨아이에서 번역해서 펴낸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작품 대부분을 중고서점에서 구했습니다. <바람의 계곡 나우시카>, <반딧불의 묘>, <고양이의 보은>, <움직이는 하울의 성>... 대부분 책방에서 팔려나갔습니다. 그러고보니 지브리 스튜디오가 당분간 신작을 내놓지 않겠다 발표를 했더군요. 지난해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공식 은퇴가 영향이 컸겠죠. 중고책방 소식도 지브리 소식도 안타깝습니다.

현재 진주에 있는 헌책방은 소소책방을 포함해 모두 네 곳입니다. 동훈서점(055-758-4492), 형설서점(055-748-4785), 소문난서점(055-753-1238). 제가 중고등학교 다닐 무렵만 해도 헌책방이 7곳 정도 있었던 걸로 기억합니다. 주말에 자전거타고 한 바퀴 돌던 재미가 있었습니다. 

제가 주로 가던 곳은 진주남중학교 건너편에 있던 중앙서점이었습니다. 그 시절 제 영혼의 안식처였었죠. 제가 책방을 열게 된 것도 중앙서점에서 책을 찾으며 보냈던 시간들을 잊을 수가 없었기 때문입니다. 그때 사진이라도 한 장 남겨두었으면 좋았을텐데 지나고 보니 아쉽습니다.

어제는 부산, 오늘은 충북 금산에 가서 몇 권의 책을 구해왔습니다. 모두 18권이군요. 사진책 <캄보디아>(임종진, 오마이북), <잃어버린 보온병을 찾아서>(노순택, 오마이북)은 열람용으로 우선 보관하고, 팔기 위해 가져온 지저분한 책들을 닦았습니다. <있는 그대로의 미국사 2>(휴머니스트) 표지가 너덜거려 수선하느라 들춰봤는데 재밌습니다. 3권이 세트인데 1, 3권도 구하고 싶군요. 이 책은 세트를 맞추기 전까진 내어놓기 힘들겠습니다. 

<있는 그대로의 미국사>를 보니 노예제 폐지에 아주 커다란 역할을 했던 작품이 소개되어 있습니다. 1852년 해리엇 비처 스토가 쓴 소설 <톰 아저씨의 오두막>(원제 Uncle Tom's Cabin)은 당시 "1년도 안 돼 30만 부가 팔려 나갔고, 수없이 인쇄되었다"고 합니다. 북부에선 찬사를 받았지만 남부에선 비난과 협박이 '쇄도'했죠. 현실을 직시한 문학작품이 사회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 선명하게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이런 에피소드도 있군요. 책에서 옮깁니다.

이틀 내내 책방을 비우고 돌아다니다 복귀했더니 멍~하군요. 몸은 여기 있는데 마음은 딴 곳에 있는 느낌입니다. 입추가 지나니 밤은 제법 선선하군요.

이 책(<톰 아저씨의 오두막>)은 남북 전쟁이 발발하기 직전 몇 년 동안 북부와 남부 모두의 여론에 불을 당겼다. 소문에 의하면, 링컨 대통령은 백악관에서 스토 여사를 소개받고 "당신이 바로 이 위대한 전쟁을 일으킨 숙녀로군요"라는 말을 했다고 한다.

[사진]은 <톰 아저씨의 오두막> 초판본 표제지입니다. todayinhistoryblog.wordpress.com에서 발췌했습니다.



있는 그대로의 미국사

저자
앨런 브링클리 지음
출판사
휴머니스트 | 2011-10-17 출간
카테고리
역사/문화
책소개
1. 미국, 미국의 역사를 ‘있는 그대로’ 이해하기 위하여많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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