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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270] 컴퓨터와 스마트폰에 얽매인 삶이라고 해도 지나치지 않습니다. 글을 쓴다해도 전력을 다해(?) 일하는 시간은 얼마되지 않습니다. 그보다 멍하게 화면을 바라보고 있는 일이 많죠. 스마트폰도 연락을 주고받는 일보다 아무 생각없이 들여다보는 시간이 더 많습니다. 분명히 컴퓨터와 스마트폰이 없어도 불편을 모르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컴퓨터나 스마트폰의 문제라기 보다는 항상 접속되어 있는 인터넷이 사람을 얽매게 하는 것은 아닐까요. 지금 이 글조차도 컴퓨터와 인터넷을 사용해서 올리고 있으니 생각은 컴퓨터 앞에 앉아 있는 시간을 줄여보자 하지만 쉽지가 않습니다. 컴퓨터와 스마트폰을 들여다보는 시간을 줄이면 자연스레 책읽는 시간이 더 늘어나리라 생각합니다만, 과연 생각대로 될까요?

극단적 선택, 논리, 주장을 내세우는 근본주의자를 신뢰하거나 지지하지 않지만 환경과 인권 문제 만큼은 '지고지순한' 근본주의 실천가들의 말과 행동을 귀담아 듣고 쫓고 싶은 마음이 큽니다. 

<녹색평론> 창간호(1991년 11, 12월호)에 실린 웬델 베리(Wendell E. Berry, 미국 시인, 문필가, 생태운동가)의 글 '나는 왜 컴퓨터를 안 살 것인가'의 일부분 입니다. 이 글은 1990년 출간된 그의 책 <나에게 컴퓨터는 필요없다>(원제 <what are people for?>)에서 인용된 것인데 2002년 국내에도 양문출판사에서 번역 출간했습니다. 이 책은 절판된 상태입니다.

23년이 흘렀지만 스스로 '깨달음'을 얻은 글쓰기의 가치는 흔들림이 없습니다. 그것이 모든 사람의 공감을 얻지 못하더라도 말이죠. 일주일에 이틀 쯤은 아예 컴퓨터와 스마트폰을 사용하지 않는 날로 정해볼까요. 우선 한 달 정도 실험해보는 것도 괜찮겠군요.

"나는 전기회사들과 마찬가지로 컴퓨터 제조회사들을 찬양하지 않는다. 힘들게 농삿일을 하고 있거나 농사에 실패하고 있는 사람들에게 또 하나의 값비싼 장비를 사면 문제가 해결될 수 있다고 믿도록 유혹하는 광고들을 보았다. 책이 필요한 공립학교에 컴퓨터를 들여놓게 한 그들의 광고술책을 나는 잘 알고 있다.

<미래에는> 컴퓨터가 텔레비전만큼 보편화되리라는 사실이 나에게는 감명을 주지도 않고 중요하지도 않다. 나는 컴퓨터가 내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들, 즉 평화, 경제적 정의, 생태계의 건강, 정치적 정직성, 가족과 사회의 안정, 훌륭한 일 등에게로 우리를 한걸음도 다가가게 하지 않았다는 것을 안다."

[사진]은 http://www.neh.gov에서/ 가져왔습니다. 사진가 가이 멘데즈(Guy Mendes)가 촬영했습니다.




나에게 컴퓨터는 필요없다

저자
웬델 베리 지음
출판사
양문출판사 | 2002-10-04 출간
카테고리
시/에세이
책소개
나에게 컴퓨터는 필요없다 웬델 베리는 1956년산 로열 스탠더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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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색평론(2014년 11-12월 제139호)

저자
편집부 지음
출판사
녹색평론사 | 2014-09-01 출간
카테고리
잡지
책소개
『녹색평론』은 사람과 사람, 사람과 자연 사이의 분열을 치유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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