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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149] 선생님께서 읽으라 했다며 <데미안>을 찾는 중1 학생이 있었습니다. 저는 내용이 어려우니 굳이 지금 읽지 않아도 될텐데,라고 했지만 '필독도서'처럼 읽어야 하는 모양입니다. 독후감도 내야하구요.

청소년 권장도서 목록에 빠지지 않고 오르는 책들 가운데는 성인이 되어서도 좀처럼 이해하기 힘든 것도 많습니다. 이런 책들은 아이들의 책읽기에 대한 흥미를 오히려 떨어뜨리기도 합니다.

아이들을 위한 권장도서, 필독도서 목록을 정할 때는 고전의 반열에 오른 책들보다 현 시대를 담고 있는 책, 쉽게 읽은 수 있는 철학, 과학책, 만화책이 더 좋을 듯싶습니다. 아이들의 관심사에 맞춰 요리, 목공, 등산, 낚시, 동물 키우기 등 실용서도 빼놓을 수 없군요.

억지로, 강제로 책 읽기를 시키기보다 집에서 학교에서 아이들 주변에 아이들이 관심을 가질만한 책을 늘어놓고 책을 가까이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생각합니다. 스마트폰의 재미를 넘을 수는 없겠지만 말이죠.

아래는 <데미안>에 나오는 내용입니다. '광증과 몽상의 맛'을 중학교 1학년 학생이 이해하기엔 어렵습니다. 참다운 어른이 되길 원하는 철들지 않는 어른들이 읽어야 할 책이 아닐까요. 헤르만 헤세가 <데미안>을 쓸 때 그의 나이가 42세였습니다. 아마 그가 아이들을 위해 이 책을 쓴 것은 아니었을 겁니다.

"별들이나 책들 속에서 무엇을 찾으려 하는 인간은 아니다"고 스스로 선언하기는 쉽지 않은 일입니다. 삶에 대한 깊은 사유가 쌓여야만 가능하겠죠. 정작 중요한 것은 책 속에 들어있지 않다는 사실을 조금씩 깨닫고 있는 중입니다.

"나는 나 자신이 지성인이라고는 자처하지 못한다. 나는 구도자였고 지금도 여전히 그렇다. 그러나 나는 이제 별들이나 책들 속에서 무엇을 찾으려 하는 인간은 아니다. 나는 내 마음 속에서 꾸며낸 이야기처럼 달콤하고 조화되어 있는 것도 아니다. 이 이야기는 더이상 자신을 속이기를 원치 않는 사람들의 생활이 그러하듯 어리석고 혼란된 느낌을 줄 것이며, 광증과 몽상의 맛이 날 것이다."



데미안

저자
헤르만 헤세 지음
출판사
민음사 | 2009-01-20 출간
카테고리
소설
책소개
데미안을 통해 참다운 어른이 되어 가는 소년 싱클레어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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