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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방일지

[D+144] 책 값 정하기

sosobooks 2014. 4. 4. 05:43



[D+144] 책표를 만들어 시간이 날 때마다 가격을 써서 맨 뒷장에다 붙이고 있습니다. 가격을 정할 때는 한번쯤 검색을 하는데 좋은 책인데도 신통치 않은 경우도 있고, 의외로 비싼 값일 경우도 있습니다.

얼마 전 고모님 댁에 있던 책을 가져왔는데 오래 전 제가 빌려드렸던 오쇼 라즈니쉬가 쓰고 류시화 씨가 옮긴 <내가 사랑한 책들>이 있었습니다. 1991년 동광출판사에서 나왔는데 당시 4,300원이었습니다. 헌책이 얼마쯤에 팔리나 알아보니 최저가로 온라인 중고책방에 올라와 있는 것이 50,000원이더군요. 50,000원이라니... (가장 높은 가격은 130,000원 이었습니다.)

원래 생각은 절판되었으니 4,000원쯤 받으면 되지 않을까... 였는데, 갑자기 머릿속에서 '0'이 하나 더 붙었습니다. 이 책이 왜 이렇게 비싼 값에 팔리고 있는지 이해하기가 힘들더군요. 아마 오쇼 라즈니쉬와 류시화 씨의 책을 좋아하는 분들이 이 책을 많이 찾았던 모양입니다. 

절판된 책들은 쉽게 구하기 힘드니 소장하고픈 욕심이 있는 독자가 호가를 올리면 그게 이후 장터에 나오는 책들의 값으로 정해지는 경우도 있습니다. (책방지기 입장에선 좋지만) 이 책값은 조금 당혹스럽기도 합니다.

또 한권의 책 청마 유치환 선생님의 <쫓겨난 아담> 1976년 초판본 값은 15,000원입니다. 책이 나올 당시 값은 280원이었죠. 1979년판은 단돈 2,000원입니다. 얼마 전 후배가 유치환 선생님의 책을 찾을 때는 없더니 며칠 후 책방에 들어왔습니다. 그것도 초판본으로 말이죠. 이 책은 얼마를 받아야 할까요? 

어쨌거나 책방지기 일 가운데 가장 힘들고 어려운 것이 책값을 매기는 일입니다. '질서와 균형'을 잡기가 얼마나 힘든지요. <빅스 톤갭의 작은 책방>에 나오는 구절입니다.

"가격과 가치가 기본적으로 다른 점이 바로 이것이다. 하나는 돈으로 계산이 가능하고, 다른 하나는 추억의 순간들로 값이 매겨진다. 헌책방 주인들은 그 둘의 차이를 아는 특권적이면서도 위태로운 위치에서, 혼돈으로 가득한 어지러운 세상에 질서와 균형을 부여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내가 사랑한 책들

저자
오쇼 라즈니쉬 지음
출판사
동광출판사 | 1991-06-01 출간
카테고리
인문
책소개
아메리카 인디언들이 백인들에게 땅을 빼앗기고 원주민 보호 구역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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쫓겨난 아담

저자
유치환 지음
출판사
범우사 | 2004-07-05 출간
카테고리
소설
책소개
청마 선생의 자연에 대하여 한없이 심취한 흔적은 시에서나 수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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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스톤갭의 작은책방

저자
웬디 윌치 지음
출판사
책세상 | 2013-07-05 출간
카테고리
시/에세이
책소개
언젠가 '다른 삶'을 찾아 떠날 당신, 책과 서점, 그리고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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