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380] 책방을 하고 있지만 팔 수 없는 책들이 있습니다. 소중하지만, 흠이 많아 내놔봐야 좋은 값을 받긴 어렵고, 다시 구하기는 힘든... 그런 책들입니다. 그중에 몇 권의 시집도 있는데 신경림 선생님의 시집 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창비시선 첫 번째 시집인 는 워낙 많이 팔린 터라 헌책 구하기는 그리 어렵지 않습니다. 제가 가진 책도 초판(1975년 3월 5일)이 아니라 1979년에 나온 7판입니다. 군데군데 얼룩도 있고 색이 바랬지만 곁에 두고 있습니다. 이 책을 아끼는 이유는 뒤 표제지에 황동규 선생님의 시 '즐거운 편지'가 옛 주인의 손글씨로 남아 있기 때문입니다.[사진] '즐거운 편지'는 그가 고등학교 시절, 그러니까 1958년 에 발표한 시입니다. 만년필로 '소심하게' 날려 쓴 시가 정겹..
[D+379] 저번 주 케이블TV에서 를 보았습니다. 최근 의 흥행에다 유럽우주국(ESA)이 쏘아 올린 로제타호가 10년 8개월 만에 67P 혜성에 착륙한 이슈까지 고려한 편성이었겠죠. 요즘 케이블TV에서 SF영화를 자주 방영하는 듯합니다. 는 이미 여러 번 보았던 터라 텔레비전을 켜놓고도 집중이 안 되더군요. 그런데, 딴짓을 하는 사이 멋진 대사가 나왔습니다. 전혀 기억이 없었는데 이 대사가 나오고부터 결말을 뻔히 알면서 바른 자세(?)로 시청했습니다. 역시 직업병인가 봅니다. 메시아 호의 선장 태너(로버트 듀발)와 눈을 다친 승무원 모내쉬와의 대화입니다. 태너 : 자네들은 아무도 책을 안 가져왔더군. 난 , 을 챙겨왔어. 아무도 안 읽어봤더군. 혹시 자넨 읽어봤나? 모내쉬 : 전 영화를 보며 자랐어요..
[D+375] "스무 살에 눈물을 쏙 빼놓던 소설에 이제는 미소만 지을 뿐이라도, 너무 서둘러 그 책이 조악한 것이었고 나 자신이 스무 살 때 착각했다고 결론짓지 마라. 그저 이렇게 말해라. 그 책이 그때 그 나이의 당신을 위해 쓰였던 것일지언정 현재 나이의 당신이 그 책을 위한 것이 아니라고." 어제 에밀 파게의 글을 읽으며 중국 청나라 시대의 문장가 장조張潮 이 생각났습니다. 장조는 "젊은 시절의 독서는 틈 사이로 달을 엿보는 것과 같고, 중년의 독서는 뜰 가운데에서 달을 바라보는 것과 같으며, 노년의 독서는 누각 위에서 달을 구경하는 것과 같다"고 했습니다. 똑같은 책, 문장을 놓고도 나이와 경험, 지식에 따라 해석과 받아들임이 다를 수밖에 없겠죠. 그는 인생에서 열 가지 한스러운 것 중 "책이 좀..
[D+374] 내일부터 도서정가제가 시행됩니다. 오늘 온라인 서점 접속하기가 어렵더군요. 마지막 할인 행사를 놓치지 않으려는 분들이 한꺼번에 몰려서 그랬겠죠. 저도 최근 몇 권 책을 구입했습니다. 장바구니에 꽤 많은 책을 담아두곤 실제 구입한 책은 3권이었습니다. 마음 같아선 장바구니에 있는 책을 모두 구입하고 싶었지만 마음을 가라앉혔습니다. 아직 시간이 조금 남아서 모르겠습니다. 지름신이 내릴 지 아니면 잘 참아낼 지. 제가 구입한 책은 에밀 파게의 , 오에 겐자부로의 , 와타나베 이타루의 입니다. 사진 속 김상규 님의 은 진주문고에서 샀습니다. 할인폭이 큰 책들을 위주로 장바구니에 담았는데 실제 구입한 책은 할인이 거의 되지 않은 책이었습니다. 당장 읽고 싶은 마음이 커서 책값과는 상관없이 주문했습니..
[D+366] 얼마 전 개봉한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가 흥행몰이를 하고 있습니다. 5일만에 200만 넘는 관객이 보았다는 기사를 읽었습니다. 저도 개봉한 다음 날 심야에 를 봤습니다. 멋진 영화였습니다. 에 대한 리뷰가 쏟아지고 있습니다. 그 글들을 읽는 것만으로 과학 상식이 늘어나는 느낌입니다. 천체물리학, 양자물리학, 상대성이론에 대한 정보가 폭주하는데, 이해하는데 한계가 있지만 이번 기회에 '존재의 존재 이유'(?)에 대해 생각해보는 건 나쁘지 않군요. 갑자기 머리가 지끈거립니다. 를 보며 우주소년 아톰을 만들어낸 데즈카 오사무 감독과 도쿄대 교수를 지낸 오츠카 아키로 씨가 감수한 책, 을 떠올랐습니다. 이 책은 제목 그대로 만화로 '상대성 이론'에 대해 설명해 어렵고 복잡한 물리학에 대해 쉽게 ..
[D+364] 내일은 책방 연 지 딱 1년이 되는 날입니다. 별다른 감회 같은 건 없고, 최대한 힘을 아껴 또 1년 가보자 다짐하게 되는군요. 뭔가 일을 벌이기 보다 '내실을 다지는 한 해'라고 목표를 정했습니다. 책방 운영의 내실과 책방지기의 내실, 모두를 '업글'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헌책방 책방지기 1년의 솔직한 후기(?)를 말하자면 아래 4가지 정도로 압축할 수 있습니다. 1. 동네책방은 사양 업종이 분명, 전망 매우 흐림... 폭우. 2. 책 읽는 젊은이를 보기가 하늘에 별 따기.3. 책방지기가 좋아하는 책은 손님에게 외면 1순위. 4. 그럼에도 불구하고 책방지기 '직업 만족도'는 최고... 돌이켜 보면 꽤 여러 직업을 전전했었는데, 2번의 자영업과 7번의 월급쟁이(알바는 제외)와 비교해보..
[D+361] 사람에게 운명이 있듯 책도 그러합니다. 헌책방에 들어온 책들은 최소한 한번은 버림받았죠. 그 사연이 책에 깃들어 있는데, 책방지기가 되고선 책의 사연과 직접 마주하게 될 때가 많습니다. 연락이 와서 직접 책을 가지러 갈 때엔 기쁨보다 슬픔을 마주할 때가 더 많습니다. 더 이상 책을 둘 수 없는 사연이란 대개 정든 집을 떠나야 하거나, 형편이 어려워지거나, 더 이상 책 읽을 사람이 없거나... 고작 1년 책방지기를 했는데도 책 속에 숨은 보이지 않는 슬픈 에필로그를 여러 편 읽은 듯합니다. 아마 책방지기를 하는 동안 그 에필로그들은 계속 이어지겠죠. 어제도 그런 슬픔 앞에 서야 했습니다. 보퉁이에 싸온 책을 정리하며 많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무리 책을 읽는다 한들 인생에서 왜 원하지 않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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