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184] 책에 메모를 하거나 쪽을 접거나 하는 것을 마뜩지 않게 생각해 가능하면 깔끔하게 다루려 노력하는 편입니다. (읽는 행위를 포함해) 책을 어떻게 다뤄야 하느냐에 대한 태도나 방식은 온전히 개인의 기호에 달린 것이지 옳고 그르다 말 할 수 없겠지요. 헌책방 책방지기 입장에선 깨끗한 책을 좋아할 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항상 깨끗한 책만 좋아하는 것은 아닙니다. 가끔 독서가의 내공을 느낄 수 있는 메모를 발견하는 경우도 있는데 이럴 때는 단순히 '깨끗한 책'보다 책의 값어치가 올라갑니다. 특히 저자의 메모와 수결이 담겨 있는 책이라면 두고두고 소장할만한 가치가 있습니다. 단순한 사인본과는 격을 다툴 수가 없습니다. 그런 책은 만나기가 힘듭니다. 저는 문장이 마음에 들거나 첨언하고 싶은 경우엔 포..
[D+183] 여기저기 끄적댄 것을 한 곳에 정리하다 4년 전 글을 발견했습니다. 예나 지금이나 야릇(?)한 이야기를 좋아하는 건 바뀌진 않았는데 책방지기로서 소양을 갖추기 위해 요즘은 '무게있는 책'을 읽으려 노력 중입니다. 원고 정리하던 게 엊그제 같은데 벌써 시간이 참 많이 흘렀군요. ..................... 2010년 2월 24일 1. 요즘 출퇴근하며 읽고 있는 책은 (자음과 모음). 김광주 선생이 옮긴 책이다. '요기' 가득한 '기기묘묘'한 이야기를 나는 사랑한다. 언젠가 도보여행가 김남희 선배에게 만화가 이토 준지의 책을 선물했었는데, 취향이 '변태'적이라는 이야기를 듣기도 했다. 뭐~ 부정할 생각은 전혀 없다. 하지만 피만 난자하는 단순무식한 공포물은 사절이다. 마음 깊숙한 곳..
[D+181] 세 번째 사진가 만남[사진]을 마쳤습니다. 먼 길 내려오셔서 많은 이야기 들려주신 이상엽 선배님 고맙습니다. 그리고 놀러가기 좋은 화창한 토요일, 책방을 찾아주신 분들께도 감사드립니다. 이제 '사진가 만남'이 자리를 잡아가는 느낌입니다. 오늘 의 저자, 다큐멘터리 사진가 노익상 선생님께서 책방에 오셨는데 강의를 부탁드렸습니다. 9월에는 노익상 선생님 모시고 '사진가 만남'을 할 수 있을 듯합니다. 4년 전인가, 함박눈이 내리던 겨울 어느 날 춘천으로 노익상 선생님 인터뷰 가서 대취했던 기억이 납니다. 결국 경춘선 열차 화장실 손잡이를 부여잡고 서울로 돌아왔었죠. "떡은 사람이 될 수 없지만 사람은 떡이 될 수 있다"는 광고 카피를 그대로 실현했던 날이었습니다. 책방에서 이런저런 강좌를 마련..
[D+181] 시간 여유가 있으면 스쿠터를 끌고 '책방유람'을 다니는데 얼마 전 전주에 있는 우주계란에 다녀왔습니다. 아쉽게도 책방지기님은 만나질 못했지만 함께 공간을 꾸리는 바늘소녀 슬기님과 이야길 나눌 수 있었습니다. 그동안 최종규 작가님이 꾸리는 전남 고흥 사진책 도서관 함께살기, 제주도 책밭서점, 읽으멍 자라멍, 강정마을 통물도서관, 순천 형설서점 등 여러 곳을 방문했습니다. 가는 곳마다 귀를 기울이고 이야길 듣습니다. 책방을 열기 전에도 열심히 책방을 다녔고, 책방지기가 되고 난 다음에도 열심히 다니며 어떻게 하면 제대로 책방을 꾸릴 수 있을까 답을 구하려 노력하고 있지만 정답은 없는 듯합니다. 동네책방(새책방 헌책방을 모두 포함해)이 사양업종인 것은 명약관화하고 그것을 충분히 알고 있음에도 책..
[D+180] 드디어 책방에 전화를 설치했습니다. 개업 180일만입니다. 휴대폰이 있는데 굳이 전화를 놓을 필요가 있을까... 생각하고 배짱 좋게(?) 홈페이지나 페이스북이나 포털 사이트 정보에도 휴대폰 번호를 올려두었습니다. 그런데 시간이 갈수록 스팸도 늘어나고, 쉬는 날에도 전화를 주시는 경우가 있어 결국 일반 전화를 들였습니다. 놓고 보니 좋습니다. 문자도 보낼 수 있군요. 이제야 제대로 갖춘 느낌입니다. 진작 놓을 걸 그랬습니다. 책방 전화번호는 070-8994-4334 입니다. 장난 전화는 정중하게 사절합니다. 하하.
[D+173] 올해 하고 싶었던 일 세 가지 중 하나가 사서四書를 베껴 쓰는 것이었습니다. 온전히 깨닫진 못하더라도 불혹이 되고 한 번쯤 옛사람의 공부를 따라해볼 필요가 있지 않을까 고민했고 선생님을 모실 수는 없으니 베껴쓰기 만이라도 해보자 마음을 먹었습니다. 선현들은 천자문-동몽선습-명심보감-통감절요-소학-대학-중용-맹자-논어-시경-서경-역경-예기-춘추를 배움의 순서로 삼았습니다. 올해는 논어까지만 적바림할 생각입니다. 전통문화연구회에서 펴낸 동양고전국역총서를 본으로 삼고 해석이 어려운 곳은 다른 책을 참고합니다. 지금 중용을 베껴 쓰고 있는데 뜻을 이해하긴 범우사에서 나온 문고판 이 낫더군요. 아주 더디게 나아가고 있지만 언젠가는 끝이 나겠지요. 지금 제가 하는 베껴쓰기는 뜻을 이해하고 곱씹는 것이..
[D+170] 다시 책방일지를 이어갑니다. 1. 결국 배에 갇혀있던 아이들을 단 한 명도 구하지 못했습니다. 언제, 어디서, 무엇을, 왜, 어떻게... 그리고 누가 잘못했기에 이런 참사가 일어난 것일까 질문하고 답을 구해봅니다. 지금까지 공개된 자료와 증언만 보더라도 아이들을 살릴 수 있는 기회는 많았습니다. 그리고 아예 이번 일이 일어나지 않을 수도 있었습니다. 누군가가, 세월호 참사의 시작과 끝을 낱낱이 기록하길 바랍니다. 증언과 정보와 소문을 정리하고 기록으로 남길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언론이 나서서 해야겠지만 그들의 행태(물론 모두를 싸잡아 이야기 하는 것은 아닙니다.)를 보면 딱하기 그지 없습니다. 두 손 모아 세월호 희생자들의 명복을 빕니다. 2. 제가 좋아하는 책에 관한 고사 가운데 '..
[D+162] 세월호 침몰 사고가 일어난 지 벌써 일주일이 지났지만 그렇게 간절히 바라는 기적은 일어나지 않고 있습니다. 구조활동이 모두 끝날 때까지 책방일기도 잠시 쉬겠습니다. 그 사이 있었던 일은 나중에 따로 정리하겠습니다. 모두가 슬픔 속에 가라앉아 있는데 가시 돋힌 말들은 허공을 떠돌며 서로를 상처주고 있습니다. 침묵이 절실히 필요할 때도 있습니다. 아이들이 살아서 구조를 기다리고 있으리라 믿습니다. "침묵은 인간의 마음 속에 비애를 불러일으킨다. 침묵은 인간에게 말에 의한 죄로의 전락이 아직 일어나지 않았던 상태를 회상시키기 때문이다. 침묵은 인간으로 하여금 인간의 타락(아담과 이브의 타락) 이전의 상태를 그리워하게 만든다. 동시에 침묵은 인간을 불안하게 만들기도 한다. 왜냐하면 인간이 침묵 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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